월드, 암호화 채팅·크립토 결제까지 담은 ‘슈퍼 앱’으로 확대

월드, 암호화 채팅·크립토 결제까지 담은 ‘슈퍼 앱’으로 확대

월드 앱, 왜 ‘슈퍼 앱’을 표방하나

월드는 2019년 설립된 신원 인증 프로젝트로, AI가 만든 가짜 계정·봇이 늘어나는 온라인 환경에서 “사람 인증(proof of human)”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새 버전 앱은 메신저·결제·미니 앱 등을 한데 묶어, 이용자가 한 앱 안에서 소통·송금·서비스 이용까지 할 수 있는 ‘슈퍼 앱’을 지향합니다.

공동 창업자는 새 앱 발표 자리에서, 웹3 원칙을 바탕으로 “개인 단위로 공정하게 분배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구현하려는 구상에서 월드가 출발했다고 설명하며, “개인을 고유하게 식별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핵심 난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월드 채트: 검증 여부가 색깔로 보이는 암호화 메신저

새로 추가된 ‘월드 채트’는 엔드투엔드 암호화를 사용하는 메신저로, 보안 수준을 시그널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메신저의 특징은 대화 상대 말풍선 색깔로 월드 ID 인증 여부를 표시해, 실제로 홍채 스캔을 마친 사람인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계정인지를 직관적으로 구분해 준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지금 대화하는 사람이 실제 인증된 사람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고, 검증을 받은 계정일수록 신뢰도가 높다는 인식을 심어 월드 ID 가입을 장려하려는 설계입니다. 이 채팅 기능은 이미 3월 베타로 공개되었고, 이번 업데이트에서 기능과 안정성이 개선된 형태로 통합되었습니다.


크립토 지갑에서 급여 계좌까지, 확장된 결제 기능

월드 앱은 이전부터 디지털 지갑 역할을 했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송금·결제 기능이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이제 이용자는 앱에서 크립토(가상자산)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 은행 계좌를 통해 급여를 직접 월드 앱으로 수령하거나, 기존 은행 계좌에서 입금한 뒤 이를 크립토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결제·지갑 기능은 월드의 신원 인증(홍채 스캔)을 아직 받지 않은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 측은 채팅 기능을 추가한 이유 중 하나가 “앱을 더 소셜하게 만들어 사용자 접점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밝히며, 왓츠앱·텔레그램 수준의 풍부한 기능에 시그널에 가까운 보안을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채 스캔·오브·오브 미니: 월드 ID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월드(구 월드코인)는 독특한 인증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이용자는 회사 사무소나 지정 장소에 설치된 ‘오브(Orb)’라는 금속 구 형태의 장치 앞에서 홍채를 스캔하고, 이 생체 데이터를 암호화된 고유 코드(월드 ID)로 변환해 자신의 디지털 신분증처럼 사용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월드 ID를 통해 월드 앱과 그 생태계 내 서비스에서 “한 사람당 하나” 원칙의 인증·보상 체계를 구현하려고 합니다.

다만, 줄 서서 눈을 스캔받는 과정에 대한 거부감과 번거로움 때문에 확산 속도는 회사의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창업자는 “최종적으로 10억 명의 눈을 스캔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현재까지 실제로 홍채 스캔을 마친 사람은 2,000만 명이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오브 미니: 검증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

검증 과정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4월에는 집에서도 홍채 인증을 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 ‘오브 미니’ 장치를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 비슷한 형태의 이 기기를 통해 사용자는 집에서 스스로 눈을 스캔하고 월드 ID를 발급받을 수 있어, 기존의 ‘지점 방문·대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월드는 장기적으로 이 오브 미니를 이동식 결제 단말기로 쓰거나, 아예 다른 제조사 디바이스에 ID 센서 기술을 탑재해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현실화되면 검증 인프라가 대폭 넓어져, 월드 ID 채택이 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홍채·생체 데이터가 더 많은 기기와 기업에 흩어질 수 있다는 프라이버시 우려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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