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어의 예언: AI 프롬프트 하나로 누구나 ‘맛집 사장님’이 되는 시대가 온다

마크 로어의 예언: AI 프롬프트 하나로 누구나 ‘맛집 사장님’이 되는 시대가 온다

이제 요리를 전혀 못 하거나 식당 경영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자신만의 음식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습니다. 아마존과 월마트에 자신의 스타트업을 매각했던 연쇄 창업가 마크 로어(Marc Lore)가 이끄는 ‘원더(Wonder)’가 그 주인공입니다. 마크 로어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Future of Everything’ 컨퍼런스에서 AI를 활용해 누구나 1분 안에 레스토랑을 개업할 수 있는 ‘원더 크리에이트(Wonder Create)’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외식 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했습니다.

마크 로어가 구상하는 미래의 식당은 우리가 흔히 아는 주방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는 원더의 주방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조리 플랫폼(Programmable Cooking Platforms)’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원더 크리에이트’라는 AI 소프트웨어입니다. 사용자가 AI 프롬프트에 자신이 만들고 싶은 레스토랑의 컨셉을 입력하기만 하면, AI가 단 1분 만에 브랜드 이름부터 로고 디자인, 메뉴 구성, 가격 책정, 상세 레시피, 그리고 영양 및 건강 정보까지 완벽하게 생성해 냅니다. 마치 온라인 쇼핑몰을 쉽게 구축해 주는 ‘쇼피파이(Shopify)’의 레스토랑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가상 브랜드는 원더가 보유한 거대한 주방 네트워크를 통해 즉시 실제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원더는 현재 약 120개의 첨단 주방 거점을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이를 400개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주방들은 700여 가지의 식재료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으며, 로봇 팔과 컨베이어 시스템 등 고도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사용자가 AI로 만든 레시피는 원더의 ‘로봇 셰프’들에게 전송되어 표준화된 맛으로 고객에게 배달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기술 중 하나는 내년에 도입될 ‘무한 소스 머신(Infinite Sauce Machine)’입니다. 이 장치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전 세계 레시피 소스의 약 80%를 즉석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또한 원더는 최근 스윗그린(Sweetgreen)에서 사용하던 자동 볼 제조기 업체인 ‘스파이스 로보틱스(Spice Robotics)’를 인수하며 자동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7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단 12명의 인원과 로봇의 협업만으로도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초고효율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 자랑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분야의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팬들을 위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개인 트레이너가 회원을 위한 전용 건강 도시락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심지어 비영리 단체가 기부금 모금을 위해 팝업 레스토랑을 열거나, 디즈니와 같은 영화사가 신작 홍보를 위해 테마 메뉴를 선보이는 일도 프롬프트 하나로 해결됩니다.

물론 과거 ‘고스트 키친’ 모델이 겪었던 품질 관리의 어려움이나 고객 충성도 확보 실패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스터비스트 버거(MrBeast Burger) 사례처럼 여러 주방에서 각기 다른 인력이 조리할 때 발생하는 맛의 편차는 고스트 키친의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마크 로어는 ‘표준화된 로봇 주방’과 ‘수직 계열화된 유통망’을 통해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원더는 이미 음식 배달 서비스 ‘그럽허브(Grubhub)’와 밀키트 업체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을 인수하며 제조부터 배달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AI가 창작의 영역을 넘어 이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마크 로어의 비전이 현실화된다면, 미래의 미식가들은 유명 셰프의 요리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나 AI가 설계한 독창적인 요리를 언제 어디서든 즐기게 될 것입니다. 기술이 미각을 디자인하고 로봇이 이를 완성하는 시대, 외식 산업의 새로운 장이 지금 막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