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Seek, 실리콘밸리 AI 시장을 뒤흔들다
중국 AI 연구소 DeepSeek이 OpenAI, 메타(Meta), 구글(Google) 등과 경쟁할 수 있는 AI 모델의 오픈 버전을 공개하면서, 2025년 실리콘밸리의 첫 대혼란을 촉발했다.
DeepSeek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 AI 기업들이 부과하는 비용의 극히 일부만으로 AI 모델을 제공하면서 기술 대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고위층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AI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AI 인프라 스타트업 Anyscale의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니시하라(Robert Nishihara)**는 “현재 많은 AI 연구소들이 비상회의(War Room)를 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DeepSeek의 등장은 실리콘밸리 AI 시장의 전환점
TechCrunch와 인터뷰한 AI 기업 CEO, 창업자, 연구자, 투자자들은 DeepSeek의 모델이 미국 AI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DeepSeek이 과대평가된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며, 우리가 배울 점도 많다.”
— 뉴욕대학교(NYU) 데이터 과학 센터 조교수 라비드 슈워츠-지브(Ravid Shwartz-Ziv)
AI 학습 방식의 혁신: DeepSeek의 ‘순수 강화 학습’
DeepSeek의 R1 모델 개발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은 “순수 강화 학습(Pure Reinforcement Learning)” 기법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스탠퍼드대 강사이자 Workera CEO인 키안 카탄포루쉬(Kian Katanforoosh)**는 이를 **”아이들이 뜨거운 접시에 손을 대고 화상을 입으며 학습하는 과정”**에 비유했다.
“아이들은 뜨거운 접시에 손을 대고 데이면, 다시는 만지지 않겠다고 학습한다. DeepSeek의 AI도 마찬가지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이다.”
— 키안 카탄포루쉬
DeepSeek은 최신 AI 모델들보다 강화 학습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OpenAI도 최근 공개한 o1 모델에서 강화 학습을 활용했으며, 차세대 o3 모델에서도 유사한 기법을 사용하면서 더 많은 연산 자원(compute)을 투입해 성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강화 학습은 AI 기반 모델을 발전시키는 가장 유망한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DeepSeek의 성공은 AI 연구소들이 강화 학습을 더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R1 모델은 AI 발전 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확신을 주었다.”
— AI2 연구원 네이선 램버트(Nathan Lambert)
AI 정책의 전환점: 미국, 개방형 AI 투자 확대할까?
DeepSeek의 R1 모델은 OpenAI의 o1 모델과 비교해 여러 AI 벤치마크에서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이처럼 “폐쇄형 모델(closed models)”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현상은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개방형(Open) 또는 오픈소스(Open Source) AI 투자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벤처캐피털 **a16z(Andreessen Horowitz)**의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는 DeepSeek 사례가 미국의 AI 규제 정책이 지난 2년간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AI 기술력에서 독보적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DeepSeek이 보여주듯, 중국을 포함한 세계 어디에서나 경쟁력 있는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 AI 혁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적극 투자해야 한다.”
— 마틴 카사도
a16z는 바이든 행정부의 AI 행정명령 및 캘리포니아 AI 규제 법안(SB 1047) 폐기를 적극적으로 로비해왔다. 이들은 **AI 재앙론(doom movement)**보다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DeepSeek의 부상을 “AI의 스푸트니크(Sputnik) 순간”**이라고 평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DeepSeek R1은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다.”
— a16z 공동 창업자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
이는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며 미국의 우주 개발 경쟁을 촉진했던 사건과 유사하다는 의미다.
한편, DeepSeek의 성공으로 인해 **AI 오픈소스 반대론자였던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최근 칼럼에서 DeepSeek의 등장이 “글로벌 AI 경쟁의 전환점”이라며, 미국이 개방형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eepSeek의 한계와 논란
DeepSeek의 성과를 지나치게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 DeepSeek의 비용 절감 주장에 대한 의구심
- DeepSeek은 최신 AI 모델(DeepSeek V3)을 단 560만 달러(약 75억 원)로 학습했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AI 업계에서는 이 비용으로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정확성 및 검열 문제
- 정보 신뢰성 평가 기관 NewsGuard에 따르면,
- DeepSeek R1 모델은 뉴스 관련 질문의 83%에 대해 부정확한 답변 또는 답변 거부
- 중국과 관련된 질문의 85%를 거부 (중국 정부의 검열 영향 가능성)
- 정보 신뢰성 평가 기관 NewsGuard에 따르면,
- IP 도용 논란
- OpenAI는 DeepSeek이 자사의 AI 모델을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을 사용해 무단 학습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OpenAI의 이용 약관을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미국 AI 정책과 업계의 대응 주목
DeepSeek은 AI 모델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고, 새로운 혁신을 도입했다.
특히 DeepSeek R1 모델이 AI의 ‘사고 과정’을 사용자에게 직접 보여주는 방식은 OpenAI o1 모델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이제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와 AI 연구소들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다.
DeepSeek이 촉발한 AI 패권 경쟁이 어디로 향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