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장비값만 자동차 한 대 가격?
자율주행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쟁 가운데 하나는 Google의 모회사 Alphabet이 지원하는 Waymo와 Tesla의 로보택시 경쟁입니다.
두 회사 모두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상당히 다릅니다.
최근 Waymo가 공개한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팅 시스템을 보면 이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Waymo의 최신 차량에 탑재되는 전체 자율주행 하드웨어 시스템은 차량 한 대당 약 2만~2만5천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합니다.
Tesla가 자율주행 전용 차량으로 개발한 Cybercab의 목표 가격이 약 3만 달러 이하라는 점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Waymo는 자동차에 장착하는 자율주행 장비 비용만으로 Tesla Cybercab 한 대 가격에 가까운 돈을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정확히 같은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Waymo의 2만~2만5천 달러라는 숫자는 공식 판매 가격이 아니라 업계 추정치이며, Cybercab 역시 일반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될 실제 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비교는 Waymo와 Tesla가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매우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Waymo 차량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갈까?
Waymo는 단순히 카메라 몇 개를 자동차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지 않습니다.
Waymo의 6세대 Waymo Driver에는 공식적으로 다음과 같은 센서가 사용됩니다.
- 13개의 카메라
- 4개의 LiDAR
- 6개의 레이더
- 외부 소리를 감지하는 오디오 수신 장치
Waymo에 따르면 이 센서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치는 영역을 관찰하면서 차량 주변 상황을 파악합니다.
특히 센서 시스템은 차량 주변을 360도로 감시하면서 최대 약 500미터 거리까지 상황을 파악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카메라만 사용하면 빛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LiDAR는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물체의 거리와 형태를 파악하고, 레이더는 비·안개 등 특정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거리와 속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Waymo는 이처럼 서로 다른 센서의 정보를 겹쳐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한 센서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특정 환경에서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센서가 그 정보를 보완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Waymo는 이것을 자율주행 시스템의 redundancy, 즉 중복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안전 구조로 설명합니다.
진짜 놀라운 것은 센서보다 컴퓨터입니다
Waymo 시스템에서 센서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센서에서 들어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자율주행 컴퓨터입니다.
Waymo는 2026년 8월 20일 자사의 최신 차량에 사용되는 컴퓨팅 시스템의 내부 구조를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했습니다.
Waymo는 이 컴퓨터를 사실상 Waymo Driver의 두뇌라고 설명합니다.
자율주행차는 13개의 고해상도 카메라뿐 아니라 LiDAR와 레이더에서 동시에 들어오는 데이터를 처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보행자가 어디에 있는지, 자동차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신호등이 어떤 상태인지, 자전거가 접근하고 있는지 등을 분석한 뒤 거의 즉각적으로 차량의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몇 초 후에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Waymo가 직접 만든 5nm AI 칩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Waymo가 공개한 자체 설계 5나노미터 ASIC입니다.
ASIC은 특정 목적을 수행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Waymo는 이 칩을 카메라와 LiDAR, 레이더에서 들어오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AI 모델을 실행하는 데 최적화했습니다.
Waym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ASIC은 프런트엔드 처리와 머신러닝 작업에서 1,000 TOPS 이상의 연산 성능을 제공합니다.
TOPS는 초당 몇 조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1,000 TOPS라면 이론적으로 초당 1,000조 번 수준의 AI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Waymo는 또한 AMD, NVIDIA, Micron, Samsung, Sandisk, Socionext, TSMC 등 여러 반도체 및 기술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Waymo 차량 한 대에는 단순한 자동차용 컴퓨터가 아니라 작은 고성능 AI 데이터센터를 자동차에 넣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용이 2만~2만5천 달러
이 정도 시스템이라면 당연히 비용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Waymo의 최신 하드웨어 시스템 비용은 차량당 약 2만~2만5천 달러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가격이 자동차 자체의 가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율주행 기능을 위해 필요한 센서와 컴퓨팅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면 Waymo 역시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습니다.
Waymo도 6세대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비용을 크게 낮추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Waymo는 2026년 2월에도 6세대 시스템이 기존보다 단순화된 구성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안전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카메라 숫자를 과거 시스템보다 크게 줄이고, 일부 처리 작업을 자체 설계한 반도체로 통합하면서 하드웨어 복잡성을 줄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LiDAR 하나가 자동차보다 비쌌습니다
Waymo의 비용 절감 과정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이해하려면 과거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Waymo는 이미 2017년 자율주행 하드웨어 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초기 프로젝트 당시에는 자동차 위에 설치된 LiDAR 하나의 가격이 자동차 자체 가격보다 비쌌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후 Waymo는 센서와 자율주행 하드웨어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LiDAR와 센서 가격을 계속 낮춰왔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 전체에서도 LiDAR 사용이 늘어나면서 부품 가격 자체가 크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Waymo는 6세대 시스템에 사용되는 LiDAR 역시 지난 5년 동안 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가격 하락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2만~2만5천 달러라는 추정 가격도 Waymo의 최종 목표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규모가 커지고 새로운 세대의 센서와 반도체가 등장하면 비용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Tesla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서 Tesla와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Waymo는 카메라+LiDAR+레이더를 모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Tesla는 오래전부터 카메라와 AI 중심의 자율주행 전략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기술 철학의 차이를 넘어 경제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LiDAR와 여러 종류의 센서를 자동차에 추가하면 차량 한 대의 하드웨어 비용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카메라 중심으로 시스템을 단순화할 수 있다면 자동차를 생산하는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Tesla가 Cybercab을 통해 보여주려는 핵심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Cybercab은 로보택시를 위해 처음부터 만든 자동차
Cybercab은 기존 승용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차량이 아닙니다.
Tesla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목적으로 처음부터 개발한 차량입니다.
운전자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요소들도 사라집니다.
대표적으로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차량으로 설계됐습니다.
Tesla는 이 차량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낮은 차량 가격과 낮은 운영 비용을 통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6년 8월에도 Tesla가 Cybercab 운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Reuters는 Tesla가 텍사스 오스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Cybercab 탑승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aymo의 장비값과 Cybercab 가격을 비교하면
이제 처음의 숫자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Waymo 자율주행 하드웨어
약 $20,000~$25,000
Tesla Cybercab 목표 가격
약 $30,000 이하
단순 계산하면 Waymo 자율주행 하드웨어 가격 추정치의 상단인 2만5천 달러는 Cybercab의 약 3만 달러 목표 가격과 불과 5천 달러 정도 차이입니다.
이 때문에
“Waymo의 자율주행 장비만 Tesla Cybercab 한 대 값에 가깝다.”
라는 비교가 나오는 것입니다.
다만 앞서 설명했듯 이 문장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Waymo의 가격은 공식 소비자 판매 가격이 아니라 하드웨어 비용 추정치이고 Cybercab 역시 최종 판매 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Waymo의 최신 자율주행 하드웨어 비용 추정치는 Tesla가 목표로 하는 Cybercab 전체 차량 가격에 근접한다.”
이 정도가 현재 확인된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는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Waymo 방식은 비효율적인 것일까?
가격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에서는 비용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안전성과 신뢰성입니다.
Waymo가 LiDAR와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사용하는 이유 역시 센서를 많이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이 서로를 보완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가 악천후에서 특정 물체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LiDAR와 레이더 정보가 함께 제공되면 차량은 추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상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Waymo는 이런 센서 중복성을 자율주행 안전 설계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센서가 비싸니까 Waymo가 잘못된 전략이다.”
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Tesla의 장점은 무엇일까?
Tesla 방식의 가장 큰 잠재적인 장점은 확장성입니다.
로보택시 사업에서 차량 한 대의 비용이 5만 달러인지, 3만 달러인지, 2만 달러인지의 차이는 차량이 수십 대일 때는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10만 대 또는 100만 대 규모가 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차량 한 대당 1만 달러 차이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100만 대에서는 무려 100억 달러의 비용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Tesla가 실제로 낮은 비용의 차량으로 안정적인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면 로보택시 사업에서는 상당한 경제적 장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Tesla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단순합니다.
저렴한 하드웨어로 Waymo 수준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로보택시 전쟁의 진짜 핵심은 ‘비용 대 안전성’
Waymo와 Tesla의 경쟁을 단순히
“누가 자율주행 기술이 더 좋은가?”
라는 질문만으로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로보택시 사업에서는 최소한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합니다.
첫째는 안전성입니다.
운전자 없이 자동차가 움직이는 서비스인 만큼 심각한 사고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는 차량 가격입니다.
로보택시 사업자는 수천 대 또는 수만 대의 자동차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 한 대의 가격 차이가 전체 사업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셋째는 운영 비용입니다.
센서와 컴퓨터가 복잡해질수록 유지·보수 비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Waymo 역시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신 6세대 Waymo Driver에서 비용 절감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Waymo도 결국 ‘싸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Waymo가 이미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로보택시를 경제적으로 대규모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Waymo가 서비스를 몇 천 대 수준에서 수십만 대 규모로 확대하려면 하드웨어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Waymo의 6세대 시스템을 보면 기술 발전의 방향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센서 숫자는 줄이고 있습니다.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컴퓨팅 시스템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LiDAR 가격도 낮추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존의 카메라·LiDAR·레이더라는 3중 센싱 방식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Waymo는 **“센서를 포기해서 싸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안전 구조를 유지하면서 더 싸게 만드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Tesla와 Waymo, 결국 누가 이길까?
현재 단계에서 승자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Waymo가 지금까지 보여준 전략은
“충분한 센서와 중복 시스템을 사용해 먼저 높은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이후 비용을 낮춘다.”
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반면 Tesla가 추구하는 전략은
“대량 생산 가능한 저비용 하드웨어와 AI를 통해 자율주행을 엄청난 규모로 확장한다.”
는 방향입니다.
만약 Waymo가 현재의 기술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하드웨어 가격을 크게 떨어뜨린다면 Waymo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Tesla가 Cybercab과 같은 저렴한 차량으로 안정적인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대규모로 구현한다면 경제성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론: 자율주행 경쟁의 다음 전쟁은 ‘가격’입니다
Waymo의 최신 하드웨어 비용이 차량당 약 2만~2만5천 달러로 추정된다는 사실은 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고성능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Waymo는 13개의 카메라, 4개의 LiDAR, 6개의 레이더와 자체 개발한 5nm AI 칩까지 사용하며 복수의 센서가 서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반면 Tesla는 훨씬 단순한 하드웨어 구조와 AI를 이용해 Cybercab과 같은 저비용 로보택시를 대량으로 운영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Waymo 자율주행 장비 가격과 Cybercab 한 대 가격이 비슷하다는 비교는 단순히 재미있는 숫자 비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로보택시 경쟁의 핵심 질문을 보여줍니다.
“비싼 센서로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Waymo와, 저렴한 하드웨어와 AI에 집중하는 Tesla 가운데 어느 방식이 대규모 로보택시 시대에 더 적합할 것인가?”
결국 자율주행 시장의 승자는 기술적으로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드는 회사만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전하게 움직이는 자동차를 가장 낮은 비용으로 수십만 대, 수백만 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회사가 진정한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Waymo의 2만~2만5천 달러 하드웨어와 Tesla Cybercab의 약 3만 달러 목표 가격을 비교하면, 앞으로 자율주행 경쟁에서 ‘비용’이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