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개한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서서 조종하는 1인용 eVTOL 등장

중국이 공개한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서서 조종하는 1인용 eVTOL 등장

사람이 드론 위에 서서 하늘을 난다?

드론처럼 생긴 넓은 원형 기체 위에 사람이 서 있습니다.

좌석도 없고 자동차처럼 생긴 조종석도 없습니다. 사람이 기체 한가운데에 그대로 서서 하늘로 올라갑니다.

마치 영화 속에서 등장할 법한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를 연상시키는 모습입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CoolFly가 2026년 8월 13일 글로벌 제품 출시 행사를 통해 공개한 개인용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Urban’**입니다.

CoolFly는 Urban을 세계 최초의 ‘입식(standing-position) 개인용 항공기’라고 소개했습니다.

기존의 플라잉카나 에어택시가 대부분 승객이 좌석에 앉아 탑승하는 형태였다면 Urban은 아예 사람이 서서 비행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리고 외형부터 기존 항공기와 상당히 다릅니다.


비행기라기보다는 거대한 꽃처럼 생겼습니다

Urban의 전체 크기는 약 3.5m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날개나 밀폐된 조종석은 없습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여러 개의 꽃잎이 펼쳐진 것 같은 평평한 플랫폼 형태입니다.

각각의 꽃잎 부분 안에는 비행에 필요한 **4개의 덕티드 팬(ducted fan)**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프로펠러가 외부로 그대로 노출되는 일반적인 멀티콥터와 달리 Urban은 회전하는 팬을 구조물 내부에 넣고 그 위를 벌집 형태의 안전 그릴로 덮었습니다.

사람이 기체 위에 직접 올라서는 구조이기 때문에 회전하는 프로펠러와 사람이 직접 접촉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설계입니다.

기체 중앙에는 한 사람이 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CoolFly에 따르면 키 약 1.9m, 몸무게 90kg까지의 조종자가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조종 방법도 상당히 단순합니다

Urban의 또 다른 특징은 복잡한 항공기 조종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는 점입니다.

CoolFly CEO 리웨이(Li Wei)의 설명에 따르면 조종자는 컨트롤 스틱을 움직여 전진하거나 후진할 수 있으며 버튼을 이용해 이륙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약 10분 정도면 기본적인 조작 방법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실제 항공 규제상 10분의 교육만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기체의 조작 난도가 낮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제조사 측 설명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서서 비행한다는 구조에는 상당히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무게중심입니다.


사람이 조금만 움직여도 무게중심이 변합니다

일반적인 항공기에서는 승객이나 조종사가 좌석에 앉아 있습니다.

따라서 비행 중 사람의 움직임 때문에 기체의 무게중심이 급격하게 바뀌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Urban에서는 사람이 기체 위에 서 있습니다.

조종자가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움직이고 좌우로 체중을 이동하면 사람과 기체를 합친 전체 무게중심도 계속 달라질 수 있습니다.

CoolFly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무게중심 감지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정밀 센서가 사람과 기체의 무게중심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로터의 추력을 즉각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원리상으로는 사람이 움직이더라도 비행제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기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CoolFly는 이러한 조종 감각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이로 방식의 셀프 밸런싱 이동수단과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행제어 컴퓨터도 하나가 아닙니다

사람을 태우는 비행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시스템 고장입니다.

자동차는 문제가 발생하면 도로 가장자리에 정차할 수 있지만 항공기는 공중에서 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CoolFly는 Urban에 자체 개발한 NA80 비행제어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핵심은 ‘이중화’입니다.

두 개의 독립적인 비행제어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서로의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각 비행제어 장치에는 다시 **3개의 항공 등급 관성측정장치(IMU)**가 들어갑니다.

IMU는 기체의 움직임과 자세 변화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센서입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주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백업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밀리초 단위로 제어권을 넘겨받도록 설계됐습니다.

즉 하나의 비행제어 장치가 고장 났다고 곧바로 전체 비행제어 능력을 잃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비행시간은 얼마나 될까?

현재 공개된 정보에서 Urban의 가장 현실적인 한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비행을 위한 항공기라기보다는 짧은 거리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저고도 비행체에 가깝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70kg 조종자가 탑승한 조건에서 최대 약 11분의 비행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11분이라는 시간만 놓고 보면 자동차나 일반 항공기를 대체할 수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Urban의 목적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CoolFly는 이 기체를 장거리 여객기처럼 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레저 비행이나 관광, 비행 체험 등 새로운 형태의 개인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는 중국 내 관광지 및 비행 캠프와 협력해 저고도 관광 체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에서는 개인 레저용 항공기로 직접 판매하는 방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도 여러 단계로 준비했습니다

사람이 프로펠러 위에 서서 날아다니는 구조를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역시 안전성입니다.

CoolFly가 공개한 Urban의 안전 시스템은 크게 능동형과 수동형으로 나뉩니다.

먼저 라이다(LiDAR)와 컴퓨터 비전을 이용해 전선이나 나무 같은 장애물을 탐지하고 회피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사고 발생 상황을 고려한 수동 안전장치도 마련됐습니다.

회사 측이 공개한 안전 대책에는 에어백 비행복, 기체 전체용 낙하산, 충격흡수 패드 등이 포함됩니다.

기체 하부에도 추가적인 에어백을 배치해 충격에 따른 2차 부상 위험을 줄이는 구조를 적용했다고 회사는 설명합니다.

다만 이러한 장치가 실제 다양한 사고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제공하는지는 향후 인증과 실사용 데이터가 축적돼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하 30도의 중국 하얼빈에서도 날았습니다

Urban은 이번 발표 행사에서 처음으로 비행한 기체는 아닙니다.

2026년 2월 중국 춘절 갈라 행사 당시 하얼빈에서 Urban 두 대가 실제 공연에 사용됐습니다.

당시 하얼빈의 기온은 약 영하 30도까지 내려간 상태였으며 눈이 내리는 환경에서 기체가 공연자를 태우고 비행했습니다.

전기 항공기에서 극저온 환경은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특히 배터리는 온도가 크게 내려가면 성능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oolFly는 이 공연을 위해 한 달 이상 초저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과 비행제어 알고리즘을 최적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가 Urban을 단순한 콘셉트 디자인으로만 공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유인 비행을 진행해 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그런데 왜 중국은 이런 비행체를 계속 만들고 있을까?

Urban만 따로 보면 조금 특이한 개인용 비행 장난감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흐름에서 보면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와 연결됩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드론, eVTOL, 플라잉카, 에어택시 등 저고도 공간을 활용하는 산업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전기자동차 산업을 통해 배터리, 전기모터, 전력제어 시스템 등 eVTOL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기술 기반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습니다.

Urban 역시 이러한 산업 흐름에서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개인용 항공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CoolFly는 Urban과 함께 좌석에 앉아서 비행하는 Dream 시리즈도 공개했습니다.

즉 회사 역시 모든 개인용 비행체를 입식 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서서 타는 Urban과 좌석형 Dream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 최초’라는 표현은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CoolFly는 Urban을 **‘세계 최초의 입식 개인용 항공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사람이 서 있는 자세로 비행하는 제트팩이나 개인 비행장치는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서서 비행한 최초의 기계’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말하는 ‘세계 최초’는 CoolFly가 Urban을 특정한 standing-position personal aircraft라는 제품 카테고리로 정의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1인용 eVTOL 개발이 진행돼 왔습니다.

2025년에는 항저우 즈위안 연구소가 3개의 덕티드 추진장치를 이용한 1인용 웨어러블 eVTOL의 공개 비행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Urban의 진짜 의미는 단순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보다 기존 eVTOL과 전혀 다른 탑승 방식을 실제 개인용 항공기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가 정말 대중화될까?

Urban을 보면 개인용 비행체의 미래가 바로 눈앞에 온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중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11분 수준의 비행시간을 늘리기 위한 배터리 기술, 사고 발생 시 안전성, 소음, 비행 가능 지역, 조종 자격, 보험 그리고 무엇보다 각국 항공당국의 인증과 규제가 중요합니다.

특히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항공기가 많아질수록 기체 자체의 기술뿐 아니라 저고도에서 수많은 비행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교통관리 시스템도 필요해집니다.

따라서 Urban이 공개됐다는 사실과 누구나 당장 구입해 도시 위를 자유롭게 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제품은 개인용 eVTOL이 반드시 자동차나 헬리콥터처럼 생겨야 할 필요가 없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결론: 중요한 것은 ‘11분 비행’보다 새로운 형태의 개인 비행입니다

CoolFly Urban의 현재 성능만 보면 아직 미래의 자동차를 대체할 교통수단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70kg 조종자 기준 최대 비행시간이 약 11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Urban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한 비행거리 경쟁이 아닙니다.

사람이 좌석에 앉지 않고 기체 위에 서서 비행한다는 완전히 다른 사용자 경험을 실제 eVTOL 플랫폼으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무게중심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제어 기술과 이중화된 비행제어 시스템, 다중 IMU, 밀폐형 추진장치와 각종 안전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Urban이 성공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화려한 시연 영상이나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만은 아닐 것입니다.

실제 환경에서 충분한 안전성을 입증하고, 항공당국의 규제와 인증을 통과하며,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과 실용적인 비행시간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중국이 공개한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가 단순한 신기한 비행체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개인용 항공기 시장을 만들어낼지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