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에서 황금알로” 웨이모(Waymo), 퇴역 로보택시 배터리로 미국 전력망(Grid) 구한다!

“폐기물에서 황금알로” 웨이모(Waymo), 퇴역 로보택시 배터리로 미국 전력망(Grid) 구한다!

미국 전역에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웨이모(Waymo)가 이번에는 친환경 에너지 혁신 가속화에 나섰습니다. 수만, 수십만 킬로미터(km)를 쉬지 않고 달리며 승객을 나르던 웨이모 로보택시의 배터리가 차량용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뒤, 대형 전력망을 지탱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 것입니다.

웨이모는 배터리 재포장 및 재사용 기술 전문 기업인 ‘B2U 스토리지 솔루션(B2U Storage Solutions)’과 손을 잡고, 자사 차량에서 탈거된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을 산업용 전력 저장 장치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로보택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 숨겨진 ‘전기차 배터리 폐기물’ 이슈를 정면으로 돌파한 웨이모의 지속 가능한 테크 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차량용으론 은퇴, 전력망에선 현역! ‘배터리 2차 수명(Second Life)’의 원리

전기차 배터리는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최대 용량이 감소합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효율이 초기 대비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 가속 성능이나 주행 거리 저하 문제 때문에 차량용 발사체 및 자율주행 차량에서는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해 탈거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 위를 달릴 수 없다고 해서 이 배터리가 완전히 고장 난 것은 아닙니다.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거치형 에너지 저장 장치(Stationary Energy Storage)’ 환경에서는 남은 70~80%의 용량만으로도 향후 수년간 안전하고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웨이모와 B2U의 협력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현재 웨이모 로보택시 플릿(Fleet)의 주축을 담당하는 재규어 I-페이스(Jaguar I-Pace)와 향후 도입될 지커(Zeekr) 차량에서 나온 중고 배터리들은 B2U의 특허 기술을 거쳐 전력망 연계 시스템에 그대로 통합됩니다.

배터리를 셀 단위로 다 분해해서 화학적으로 녹여내는 복잡하고 환경오염 유발 소지가 있는 ‘재활용(Recycling)’ 단계를 거치기 전에, 배터리 팩 형태를 최대한 유지한 채 성능을 극대화하는 ‘재사용(Repurposing)’ 단계를 추가해 배터리의 전체 생애주기 가치를 획기적으로 늘린 셈입니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전력망의 구원투수, 가상 발전소 역할 수행

이렇게 재탄생한 웨이모의 중고 배터리 저장 장치들은 미국에서 전력 수요가 가장 많고 전력망 불안정 문제를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의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이 지역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웨이모가 현재 로보택시 서비스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핵심 거점이기도 합니다.

이 배터리 시스템은 전력망에서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 낮 시간대 잉여 재생에너지 저장: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이 활발해 전기가 남는 낮 시간대에 가동되어 여잉 전력을 대량으로 저장합니다.
  • 피크 시간대 전력 방출: 전력 수요가 폭발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험이 커지는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저장해 둔 전기를 전력망으로 다시 방출(Discharge)합니다.

B2U의 CEO 프리먼 홀(Freeman Hall)은 “이 배터리들의 수명을 전력망 저장 장치로 연장함으로써, 우리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대에 그리드의 핵심적인 안정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가 가진 잠재적 가치를 100% 수익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웨이모에 따르면,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수백 메가와트시(MWh) 규모의 저장 용량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알파벳(Alphabet) 생태계의 거대한 그림, ‘친환경 시너지’

웨이모의 환경 및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아담 렌즈(Adam Lenz)는 “차량에서 은퇴한 배터리가 도로를 떠난 후에도 지역 사회에 지속해서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완벽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사실 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웨이모의 행보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의 거대한 친환경 인프라 공급망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테크 공룡들은 24시간 가동되는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를 깨끗한 재생에너지와 안정적인 백업 전력망으로 채워야 하는 거대한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알파벳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전 CTO JB 스트라우벨이 이끄는 유명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 역시 최근 중고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 사업부 출범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장을 장악하며 대량의 배터리를 배출하는 웨이모와, 이를 전력망 ESS로 재구성하는 B2U, 그리고 최종 수명이 다했을 때 자원을 완전히 회수하는 레드우드까지 묶이는 촘촘한 ‘배터리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폐쇄 고리) 생태계’가 완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로보택시 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로보택시 서비스가 내연기관 차량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 역설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차 배터리 폐기물을 주기적으로 쏟아낼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해 왔습니다.

웨이모는 이번 B2U와의 전력망 저장 장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감가상각이 심한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 가치를 청구서가 아닌 ‘새로운 매출원’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증명해 냈습니다. 미래의 모빌리티 기업이 가야 할 가장 모범적이고 책임감 있는 이정표를 웨이모가 먼저 제시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