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아이 CEO 암논 샤슈아 사임 예고, 로보택시·휴머노이드에 승부 거는 이유

모빌아이 CEO 암논 샤슈아 사임 예고, 로보택시·휴머노이드에 승부 거는 이유

자동차의 ‘눈’을 만들어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업으로 성장한 모빌아이(Mobileye)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교수가 후임 CEO가 선임되는 시점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한 기업의 CEO가 교체되는 소식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모빌아이가 기존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업에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암논 샤슈아 CEO는 당장 사임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암논 샤슈아 CEO는 발표와 동시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모빌아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샤슈아는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CEO와 사장직을 유지합니다. 이사회는 전문 경영인 영입을 위한 검색 절차를 시작했으며, 후임 CEO가 취임하면 샤슈아에게 이사회 의장직을 맡기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현재도 이사로 남을 계획입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를 ‘창업자가 갑자기 쫓겨났다’거나 ‘모빌아이를 완전히 떠난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샤슈아의 결정이 경영 정책이나 운영 문제를 둘러싼 이사회와의 의견 충돌 때문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자동차 운전석에서는 내려오지만, 차량의 목적지와 미래 기술을 설계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은 계속 맡는 셈입니다.

27년간 모빌아이를 성장시킨 창업자

암논 샤슈아 교수는 1999년 모빌아이를 설립하고 컴퓨터 비전 기술을 자동차 안전 시스템에 접목했습니다. 모빌아이의 핵심 기술인 EyeQ 칩과 소프트웨어는 차량 카메라로 도로와 차선, 보행자, 주변 차량을 인식하고 충돌 위험을 판단하는 데 사용됩니다.

모빌아이에 따르면 EyeQ 기술은 현재까지 전 세계 250만 대가 아니라 2억5천만 대 이상의 차량, 1,400개 이상의 자동차 모델에 적용됐습니다. 이는 모빌아이가 단순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깊숙이 들어간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모빌아이는 2017년 인텔에 153억 달러에 인수됐으며, 2022년 다시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다만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며 인텔이 여전히 지분 약 77%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모빌아이는 왜 지금 CEO를 교체할까?

회사가 밝힌 공식 이유는 모빌아이가 성장하고 성숙한 단계에 들어선 만큼 다음 성장기에 적합한 경영 체제를 구축할 시점이 됐다는 것입니다. 샤슈아는 앞으로 장기적인 기술 방향과 혁신,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모빌아이의 사업 범위입니다. 과거 모빌아이의 중심 사업은 자동차 제조사에 카메라 기반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EyeQ 칩을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술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택시 회사와 로봇 회사의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하려는 것입니다. 사업 규모와 조직 복잡성이 커지면서 기술 창업자와 전문 경영인의 역할을 분리하려는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공식 발표를 토대로 한 분석이며, 회사가 샤슈아의 사임 이유를 로보택시 사업의 문제나 실적 부진 때문이라고 밝힌 것은 아닙니다.

2027년 미국에서 자체 로보택시 서비스 추진

모빌아이는 2027년 미국의 한 도시에서 자체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최초 차량 규모는 약 100대로 예정돼 있으며,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이후 5년에 걸쳐 약 1만7천 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아직 첫 서비스 도시와 실제 투입 차량은 확정해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는 모빌아이가 보유한 교통·승차 호출 플랫폼 모빗(Moovit)을 통해 차량을 호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 시스템 공급뿐 아니라 차량 관리와 서비스 운영까지 담당하는 별도 사업 조직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러나 ‘2027년에 로보택시를 시작한다’는 말은 현재 이미 상용 서비스가 운영 중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도시 선정, 안전 검증, 원격 운영 체계, 차량 확보 및 규제 승인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2027년 일정은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회사의 계획과 목표로 봐야 합니다.

모빌아이의 2026년 1분기 실적 설명에서도 로보택시는 도심 내 지점 간 이동부터 시작하고, 이후 고속도로까지 운행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 회사는 2027년에는 차량 숫자를 확대하고 원격 운영자 한 명이 관리할 수 있는 차량의 비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스바겐 MOIA와의 협력도 계속됩니다

모빌아이는 자체 로보택시 사업과 별도로 폭스바겐그룹의 모빌리티 자회사 MOIA에 자율주행 시스템인 Mobileye Drive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2026년 실적 발표에서도 포르쉐용 SuperVision과 MOIA용 로보택시 시스템이 가까운 시기에 생산 단계에 들어갈 주요 프로그램으로 언급됐습니다.

자체 서비스를 시작하면 고객인 자동차·모빌리티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깁니다. 이에 대해 모빌아이는 자체 로보택시 운영이 기존 파트너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도입을 앞당기고 실제 운영 경험을 축적하기 위한 확장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9억 달러에 인수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모빌아이의 또 다른 승부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회사는 2026년 샤슈아가 공동 창업한 멘티 로보틱스(Mentee Robotics)를 총 9억 달러 규모에 인수했습니다. 거래는 약 6억1,200만 달러의 현금과 모빌아이 주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샤슈아가 멘티 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주요 주주였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 자료에 따르면 그는 모빌아이 이사회의 인수 검토와 승인 과정에서 스스로 배제됐으며, 최대 주주인 인텔도 거래를 승인했습니다.

모빌아이는 자동차가 도로를 보고 판단하는 기술과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기술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AI가 상황을 판단한 뒤 실제 기계를 움직인다는 기본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 전략을 모빌아이는 ‘Mobileye 3.0’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용 반도체와 운전자 보조 기술을 넘어, 자율주행차와 인간형 로봇을 움직이는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팩트체크: 이번 발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번 TechCrunch 보도의 핵심 내용은 공식 공시와 대부분 일치합니다. 샤슈아가 후임자 선임 이후 CEO에서 물러나며, 모빌아이가 로보택시와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사 제목만 보고 ‘로보택시 사업 때문에 CEO가 사임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로보택시 확대와 CEO 교체가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두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원인 관계가 있다고 회사가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모빌아이의 미국 로보택시 사업은 아직 계획 단계입니다. 2027년 서비스 시작과 1만7천 대 확대 목표는 앞으로 기술과 규제, 자금, 차량 공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미래 전망입니다.

모빌아이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입니다

암논 샤슈아의 퇴진 발표는 모빌아이 시대가 끝난다는 뜻이라기보다 창업자 중심의 기술 기업이 전문 경영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모빌아이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ADAS 반도체 사업을 지키고, 로보택시를 실제 상용 서비스로 확대하며,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업화해야 합니다.

샤슈아가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해 미래 기술을 담당하고 새로운 CEO가 생산, 고객 관리, 규제 대응과 서비스 확장을 맡는 구조가 성공한다면 모빌아이는 단순한 자동차 반도체 업체를 넘어 피지컬 AI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미래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면서 비용이 늘고 로보택시 상용화가 지연된다면 이번 변화는 모빌아이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CEO 교체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모빌아이가 발표한 기술을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인 서비스로 구현하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