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이제 의료, 금융, 법률을 넘어 교육 현장 깊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막론하고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교실에 도입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을 체험해보는 수준이 아니라, 매일의 수업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AI를 통해 수업 준비 시간을 줄이고, 학생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교육 연구자들은 AI가 인간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필라델피아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AI 도입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AI 보조교사 ‘멀린(Merlyn)’, 교실의 풍경을 바꾸다
필라델피아 북부에 위치한 게수 스쿨(Gesu School)에서는 5학년 담임 교사 마이크 탈바키아(Mike Talvacchia) 선생님이 매 수업 시간의 효율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왔습니다. 6abc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 수업 자료를 검색하거나 화면을 전환하는 데 걸리는 몇 초, 몇 분도 아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음성 인식 AI 보조교사 ‘멀린(Merlyn)’입니다.
탈바키아 교사는 최근 수업에서 “혼합 분수를 불러줘(Bring up mixed fractions)”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해당 학습 자료가 화면에 즉시 띄워지는 것을 시연해 보였습니다. 교사가 직접 컴퓨터를 조작하지 않아도, 음성 명령 하나로 수업 자료를 불러올 수 있어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6abc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게수 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 오스틴(Austin)은 “선생님이 학생 한 명을 도와주면서도 동시에 나머지 반 전체를 가르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6abc 교사 한 명이 모든 학생에게 동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교육 현장의 오랜 딜레마를 AI가 일부 해소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멀린은 게수 스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 필라델피아 내 7개 학교에 멀린 기기가 기증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펜실베이니아 주 하원의원 에이먼 브라운(Amen Brown)이 멀린 에듀케이션(Merlyn for Education) 측과 학교들을 연결해 무상 기증이 이루어졌습니다. 6abc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필라델피아 교육구의 역사적 파트너십
이번 AI 교육 도입이 단순한 기술 체험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탄탄한 학문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AI를 10년간 연구해온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교육대학원(Penn GSE)은 최근 필라델피아 교육구(School District of Philadelphia)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AI의 책임감 있는 교육 현장 도입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6abc
Penn GSE의 AI 통합 및 기술 디렉터인 베티 챈디(Betty Chandy)는 “AI는 이미 여기에 있습니다. 이 지니는 이미 병 밖으로 나왔어요(That genie is out of the bottle)”라고 말했습니다. 6abc 기술의 도입 자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교육계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학부모들의 초기 반응입니다. 챈디 디렉터에 따르면, 초기에 학부모들의 우려는 주로 표절과 부정행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Penn GSE의 목표는 AI를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6abc
Penn GSE 학장 캐서린 스트렁크(Katharine Strunk)는 “AI를 코치이자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AI는 비판적 사고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6abc 그리고 교육의 본질은 “인간 중심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행위”라며 기술이 그 본질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교육구 전체로의 확산: 수퍼인텐던트의 비전
필라델피아 교육구 교육감(Superintendent) 토니 왈링턴 시니어(Tony Watlington Sr.)는 이 프로그램이 교실 수업에만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교육구가 교사들이 AI를 “수업뿐 아니라 학교 운영 측면에서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6abc
학교 행정, 출결 관리, 학생 성취도 데이터 분석 등 교육 현장에는 교사들이 수업 외에도 처리해야 할 수많은 행정 업무가 있습니다. AI가 이러한 비교육적 업무들을 효율화해준다면, 교사들은 본연의 임무인 학생과의 인간적 교류와 수업 질 향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의 확장 가능성도 밝아졌습니다. Penn GSE는 최근 구글로부터 더 많은 학교 구역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기 위한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6abc 필라델피아를 넘어 미국 전역의 학교들이 이 AI 교육 모델을 채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입니다.
AI 보조교사 멀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멀린 에듀케이션(Merlyn for Education)의 CEO 제이슨 메이랜드(Jason Mayland)는 자신들의 도구가 교사를 위해 설계된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메이랜드 CEO는 “우리는 교사들이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학생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수업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6abc
그렇다면 멀린은 어떤 기능을 제공할까요? 음성 명령으로 수업 자료 검색, 화면 제어, 타이머 설정, 학습 콘텐츠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교사가 학생들 사이를 걸어다니며 지도하는 중에도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어, 교실 전체의 흐름을 끊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한 안전장치는 갖춰져 있을까요? 메이랜드 CEO는 “욕설, 성적 언어, 우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어떤 내용도 허용하지 않는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6abc 학생들이 사용하는 환경인 만큼, 콘텐츠 필터링에 특별히 신경을 쓴 것입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멀린 에듀케이션은 데이터를 구매, 판매 또는 거래하지 않으며, 구글과 필라델피아 교육구 간의 계약도 데이터 기밀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6abc 아이들의 학습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망이 마련되어 있는 셈입니다.
교사는 대체될 수 없다 — 인간 관계의 교육적 가치
기술의 도입이 아무리 인상적이더라도, 교육 전문가들은 한 가지 사실을 공통적으로 강조합니다. Penn GSE의 베티 챈디 디렉터는 “교사는 대체 불가능합니다. 교실에서의 인간적 연결은 제거될 수 없습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6abc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교육 심리학 연구들은 일관되게, 학생의 학업 성취와 정서적 발달에 있어 교사와의 인간적 유대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정확하고 효율적이더라도, 아이가 어려움을 느낄 때 옆에 앉아 함께 고민해주는 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게수 스쿨의 앨라나 리(Alana Lee) 교장도 현장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습니다. 리 교장은 “불과 몇 주 만에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었어요! 정말 놀랍습니다!”라고 말하며, 도입 초기부터 이미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6abc AI를 도구로 쓸 때 오히려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역설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 의원의 꿈
이번 프로젝트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펜실베이니아 주 하원의원 에이먼 브라운(Amen Brown)입니다. 그는 직접 학교들과 멀린 에듀케이션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브라운 의원은 “이것이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발걸음이라고 굳게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6abc
교육 불평등은 미국 사회가 수십 년째 씨름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부유한 지역의 학교는 최신 기술과 풍부한 교육 자원을 갖추고 있는 반면, 저소득층 밀집 지역의 학교는 기본 교재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AI 기술이 모든 학교에 균등하게 보급된다면, 이러한 교육 자원의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브라운 의원의 비전입니다.
브라운 의원은 나아가 펜실베이니아 주 의회 예산에서 1,100만 달러(약 147억 원)를 확보해 필라델피아 모든 공립학교에 이 기술을 확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6abc 현재 7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멀린이 필라델피아 전체 공립학교로 확산된다면,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됩니다.
결론 — AI 교육의 미래, 기술과 인간의 공존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실험은 단순한 기술 도입 사례가 아닙니다. 이것은 앞으로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AI는 교사의 행정적 부담을 줄이고, 수업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며,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학생들은 AI와 상호작용하며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려면,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여야 합니다. 학습의 본질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 공감, 그리고 성장의 과정입니다. 필라델피아의 교육자들과 연구자들이 강조하듯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인간적 연결은 그 어떤 알고리즘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 필라델피아 학교들이 AI 교육 프로그램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이 모델이 미국 전역 나아가 전 세계 교육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이제 막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