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업계의 시선이 미국 텍사스주로 일제히 쏠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테크 기업과 완성차 제조사들이 자신들의 독보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을 과시하며 “내가 시장의 리더”라고 외쳐왔지만, 법적 규제와 데이터가 만들어낸 객관적인 지표 앞에 마침내 진짜 실력이 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자동차관리국(DMV)이 새롭게 시행된 주법에 맞춰 자율주행 차량(AV) 등록 추적 웹사이트를 전격 개설했습니다. 이 공공 데이터베이스는 대중적인 마케팅 거품을 걷어내고 현재 텍사스 도로 위를 실제로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 기업들의 ‘실제 함대(Fleet) 규모’를 가장 투명하게 보여주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표에서 구글의 형제 기업인 웨이모가 압도적인 독주 체제를 증명한 반면, 로보택시의 혁신을 호언장담하던 테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업계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텍사스 DMV의 공식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자율주행 로보택시(Passenger Mobility) 부문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은 단연 알파벳(Alphabet) 소유의 자율주행 선구자 웨이모입니다. 웨이모는 텍사스주에만 무려 577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공식 등록하며 시장의 절대 강자임을 확고히 했습니다. 웨이모의 뒤를 이어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에이브라이드(Avride)가 317대로 2위를 차지했으며,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 및 차량 개발사인 누로(Nuro)가 47대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충격과 의문을 자아낸 대목은 바로 4위에 머무른 테슬라의 수치입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오랫동안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못 박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테슬라 로보택시(Robotaxi)’의 공식 등록 대수는 단 42대에 불과했습니다. 오스틴, 대하스, 휴스턴 등 텍사스주의 주요 대도시에서 화려한 언론 플레이와 대중적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것에 비하면, 실제 상용화 및 테스트를 위해 승인받은 차량의 규모는 선두 주자인 웨이모의 1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민망한 수준입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격차가 발생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텍사스주가 새로 도입한 엄격한 규제 프레임워크와 테슬라의 기술적 접근 방식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새로운 주법에 따르면, 주 내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테스트하거나 상업적으로 운행하려는 모든 기업은 반드시 DMV에 차량 대수와 안전 공시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출하고, 해당 차량들이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Level 4)’ 자율주행 능력을 갖추었음을 스스로 증명(Self-certification)해야 합니다.
여기서 테슬라의 고민이 깊어집니다. 테슬라는 그동안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나 정밀 지도(HD Map) 없이 오직 카메라와 인공지능 시각 알고리즘(Vision-only)만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하겠다는 고집스러운 철학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테슬라가 시중에 판매하는 대부분의 ‘FSD(Full Self-Driving)’ 기능은 규제 당국과 업계 기준상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Level 2)’ 보조 시스템에 머물러 있습니다.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위해 42대에 대해 레벨 4 자격으로 변칙적인 자기 인증을 제출하긴 했으나, 대규모 차량으로 이를 확장하고 공식 승인을 받아내기에는 기술적 안정성과 조세 및 제도적 장벽이 너무나도 높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장에서 끊임없는 안전성 논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직 테슬라 데이터 레이블러들과 엔지니어들의 내부 증언에 따르면,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테슬라의 FSD 시스템은 긴급 차량(소방차·구급차), 스쿨버스, 그리고 돌발적인 보행자를 인식하고 회피하는 데 여전히 심각한 기술적 결함을 겪고 있습니다. 데이터상으로도 2025년 7월부터 2026년 4월 사이 오스틴에 배치된 테슬라 로보택시 플릿에서만 무려 17건의 크고 작은 추돌 및 오작동 사고가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대낮의 맑은 날씨나 한적한 골목길조차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카메라 기반 시스템의 한계가 대규모 등록을 주저하게 만든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반면, 웨이모는 값비싼 라이다 센서,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결합한 센서 퓨전 기술과 정밀 3D 지도를 기반으로 철저하게 안전성을 입증하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이미 미국 전역에서 4,000대가 넘는 유료 로보택시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웨이모는, 텍사스에서도 오스틴을 시작으로 달라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거침없이 확장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테슬라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텍사스 DMV의 추적 데이터는 승객 운송(로보택시) 분야를 넘어 상업용 화물 물류(Driverless Trucking) 분야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일상에 파고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무인 자율주행 트럭 및 물류 세그먼트에서는 오로라(Aurora)가 91대의 대형 자율주행 트럭을 등록하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으며, 가틱 AI(Gatik AI)가 64대, 코디악 AI(Kodiak AI)가 33대, 와비(Waabi)가 13대를 각각 등록하며 고속도로 화물 운송의 무인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가 쏘아 올린 공공 데이터 공개는 자율주행 산업의 마케팅 전쟁을 종식 시키고 실전 배치 경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아무리 트위터(X)나 발표회를 통해 자율주행의 유토피아를 외치더라도, 법적 장부와 도로 위의 차량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산 시장과 투자자들의 심리 역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중립’에서 점차 ‘우려(Bearish)’로 돌아서며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성과 규모의 경제를 모두 잡은 구글의 웨이모가 텍사스를 넘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왕좌를 완전히 굳힐 것인지, 아니면 테슬라가 기술적 돌파구를 찾아 대 반격에 성공할 것인지, 진짜 자율주행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