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왜 이렇게 안 퍼지지?” X(구 트위터)를 쓰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이 들었을 겁니다. 이른바 ‘섀도밴’, 즉 계정이나 게시물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노출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의심은 오래전부터 X를 따라다닌 꼬리표였습니다. 그런데 X가 이 부분에 대해 한 걸음 더 투명해지겠다고 나섰습니다. 앞으로는 각국 정부의 요구나 현지 법률 때문에 게시물 노출이 줄어든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직접 알려주겠다는 겁니다.
이번 기능은 X가 지난 8월 선보인 ‘언더 더 후드(Under the Hood)’라는 투명성 도구를 확장한 것입니다. 원래 이 도구는 내 계정이나 게시물에 어떤 라벨이 붙었는지, 그 라벨이 노출에 영향을 줬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었습니다. 여기에 이제 정부가 요구한 콘텐츠 필터링 때문에 게시물 순위가 밀려났는지까지 보여주도록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특정 국가에서 법적 요청에 따라 어떤 게시물이 차단됐는지, 그리고 그 요청을 한 나라가 어디인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X 앱 설정에 있는 ‘언더 더 후드’ 메뉴에서, 한 달 동안 최소 10개 이상의 글을 올린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통계 자료를 JSON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JSON이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파일을 ChatGPT나 Claude 같은 AI 챗봇에 그대로 넣으면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업계에서 꽤 이례적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은 정부 요청에 관한 정보를 ‘투명성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전체 통계만 묶어서 공개해 왔습니다. 몇 개 나라에서 몇 건의 요청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도, 정작 내 계정의 어떤 글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방법이 없었던 거죠. X 역시 과거에는 계정이나 게시물이 어떻게 분류되고 노출이 조정되는지 사용자에게 보여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섀도밴을 당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각국 정부가 게시물 제한을 요구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 테러 관련 콘텐츠 규제, 선거 관련 규정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들을 비롯한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일부 국가가 이런 법을 명분 삼아 정치적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느 나라가 어떤 글을 막았는지가 사용자 개인 단위로 드러나게 되면, 이런 논쟁에도 좀 더 구체적인 근거가 쌓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최근 X가 이어가고 있는 일련의 투명성 행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X는 앞서 메인 피드에 어떤 글을 띄울지 결정하는 ‘추천(For You)’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코드베이스 공개 범위도 넓혀왔습니다. 여기에는 모델 설정, 필터링 방식, 핵심 순위 결정 시스템에 대한 세부 정보까지 포함됐습니다. 특히 어떤 신호에 얼마만큼의 가중치를 주는지를 결정하는 파라미터까지 공개됐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결국 어떤 게시물이 실제로 사용자 화면에 뜨는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X의 제품 담당 부사장 키스 콜먼은 사람들이 이 정도까지 공개한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알고리즘 공개에 이어 정부 요청에 따른 노출 제한까지 사용자에게 알려주겠다는 X의 이번 결정이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게도 영향을 줄지 지켜볼 만합니다. 내 글이 왜 덜 보이는지 궁금했던 분이라면, 오늘 한 번 설정 메뉴에서 ‘언더 더 후드’를 열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