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27 ‘아이폰 핸드오프’, AT&T는 미지원…하나의 번호로 아이폰 두 대 쓰는 시대 열릴까

iOS 27 ‘아이폰 핸드오프’, AT&T는 미지원…하나의 번호로 아이폰 두 대 쓰는 시대 열릴까

운동할 때는 가벼운 아이폰을, 업무 시간에는 큰 화면의 아이폰을 쓰고 싶은데 전화번호는 하나로 유지하고 싶다면? 애플(Apple)이 iOS 27에서 이 고민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하나의 전화번호로 두 대의 아이폰을 자유롭게 오가며 쓸 수 있는 ‘iPhone Handoff’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쓰려면 애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통신사의 네트워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국 3대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AT&T가 이 기능에 대해 당장은 지원 계획이 없다는 뉘앙스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새 기능의 확산 속도에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iPhone Handoff란 무엇인가

iPhone Handoff는 9월 14일 정식 배포된 iOS 27에 새로 추가된 기능입니다. 지난 6월 WWDC 2026 기조연설에서 수백 개의 신기능을 나열한 슬라이드에 짧게 언급됐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9월 들어서야 공개됐습니다.

작동 원리는 간단합니다. 두 대의 아이폰이 같은 Apple 계정에 로그인돼 있고 Wi-Fi와 iCloud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면, 사용자가 잠금을 해제한 아이폰으로 통화와 셀룰러 데이터가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전화번호뿐 아니라 통화, 음성사서함, 메시지, 나의 찾기(Find My) 위치까지 함께 넘어갑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애플 기기 사이에서 Safari 페이지나 이메일 작성 화면을 이어받는 기존의 ‘연속성(Continuity)’ 기능인 Handoff와는 전혀 다른 기능입니다. iPhone Handoff는 셀룰러 회선 자체를 두 기기 사이에서 옮기는 기능입니다.

사용 조건과 설정 방법

iPhone Handoff를 쓰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두 대 모두 iOS 27 이상 설치
  • 같은 Wi-Fi 네트워크 연결
  • iCloud, FaceTime, iMessage에 같은 Apple 계정으로 로그인
  • 지원 통신사의 eSIM 사용

두 대 중 하나는 기본(primary) 아이폰, 다른 하나는 보조(secondary) 아이폰이 됩니다. 기본 아이폰이 주 eSIM을 보유하고 통신사 설정을 관리합니다. 설정은 두 아이폰을 나란히 놓고 한 대의 잠금을 해제한 뒤, 설정 앱의 셀룰러 메뉴에서 eSIM 추가 또는 iPhone Handoff 항목을 선택하면 됩니다.

듀얼 SIM도 지원됩니다. 두 eSIM이 모두 iPhone Handoff 지원 통신사 것이라면, 잠금을 해제할 때 두 번호가 함께 전환됩니다. 다만 두 eSIM을 각각 한 번씩 따로 설정해야 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iPhone Handoff를 끄려면 통신사에 직접 연락해야 합니다. 아이폰에서 eSIM을 삭제하더라도, 해지를 요청하기 전까지는 통신사가 요금을 계속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별 지원 현황: T-Mobile은 ‘유료’, AT&T는 ‘미정’

현재까지 iPhone Handoff를 지원하는 통신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통신사국가지원 현황요금
T-Mobile미국지원 중월 $5
Deutsche Telekom독일지원 중월 €6.95 (멀티SIM 미포함 요금제)
Verizon미국연내 지원 예정미정
EE영국연내 지원 예정미정
AT&T미국계획 미정

T-Mobile은 iOS 27이 설치된 모든 아이폰에서 설정을 통해 이 기능을 쓸 수 있으며, 새로 출시되는 iPhone 18 Pro 라인업과 iPhone Duo에서는 첫날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AT&T는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AT&T 대변인은 iPhone Handoff 같은 기능에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회사의 초점은 기존의 eSIM 개통 및 기기 간 이전 옵션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지원할 계획은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도 절대 지원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도 아닌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AT&T는 미국 주요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도입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사업자가 됐습니다.

AT&T는 왜 망설이나

AT&T의 신중한 태도에는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iPhone Handoff는 단말기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되는 기능이 아니라 통신사 백엔드 차원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업계에서는 AT&T가 5G 단독모드(SA)와 VoNR(Voice over New Radio) 구축, 무선 접속망 장비 교체 등 굵직한 네트워크 과제를 동시에 진행 중인 만큼, 수요가 불확실한 신기능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AT&T는 2007년 오리지널 아이폰의 독점 통신사로서 아이폰 신화의 출발을 함께한 회사입니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 애플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가장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곳이 AT&T라는 점이 대비를 이룹니다. 과거에도 T-Mobile과 Verizon이 eSIM 이전 기능을 AT&T보다 먼저 지원한 전례가 있습니다.

과금 논란: “무료 eSIM 이전으로 충분하지 않나”

기능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미 아이폰에서는 설정 메뉴의 ‘근처 iPhone에서 eSIM 전송’ 기능을 통해 몇 분 만에 무료로 번호를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통신사가 여기에 월 5달러, 또는 6.95유로의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이 합당하냐는 지적입니다.

물론 두 기능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기존 eSIM 이전은 번호를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이사’시키는 일회성 작업인 반면, iPhone Handoff는 잠금 해제만으로 번호가 두 기기 사이를 수시로 오가는 방식입니다. 두 대의 아이폰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쓰는 사용자에게는 편의성의 차원이 다릅니다.

iPhone Duo가 불러올 ‘두 대 사용’ 수요

이 기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애플의 제품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인 iPhone Duo가 10월 16일 사전 주문을 시작해 10월 23일 출시될 예정입니다. 5.4인치 외부 디스플레이와 7.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갖춘 책 형태의 기기입니다.

폴더블 기기를 태블릿처럼 쓰면서도 기존의 Pro Max 모델을 함께 쓰려는 사용자, 업무용과 개인용 기기를 분리하고 싶은 사용자, 운동용 소형 기기와 일상용 대형 기기를 번갈아 쓰는 사용자에게 iPhone Handoff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아이폰 두 대를 쓰는’ 시나리오를 공식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추가 기기 판매의 문을 여는 셈입니다.

결론: 기능의 성패는 통신사 손에

iPhone Handoff는 애플이 스마트폰과 전화번호의 ‘1대1 관계’를 처음으로 깨뜨린 기능입니다. 그러나 이 기능의 실질적인 확산은 애플이 아닌 통신사들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T-Mobile이 먼저 문을 열었고 Verizon이 연내 합류할 예정이지만, AT&T가 빠진 상태로는 ‘반쪽짜리’ 기능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발표된 지원 통신사 명단에 한국 이동통신사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iPhone Duo 출시와 함께 ‘아이폰 두 대 사용’ 수요가 실제로 확인된다면, 국내외 통신사들의 지원 여부와 요금 정책도 머지않아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