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감시카메라를 남용하면 누가 찾아낼까?
미국의 감시 기술 스타트업 Flock이 자사의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찰기관의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도구를 공개했습니다. 회사는 데이터 보관 기간을 줄이고, 장기 보관이 필요한 사건에는 별도의 절차를 요구하며, 무엇보다 사용자의 비정상적인 검색 활동을 탐지하는 ‘Audit Assistance’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방향은 상당히 명확합니다.
경찰관이나 시스템 사용자가 특정 차량 번호를 반복적으로 조회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검색 패턴을 보일 경우 이를 자동으로 탐지해 관리자에게 알리고, 경우에 따라 해당 사용자의 시스템 접근을 일시적으로 막는 것입니다.
하지만 TechCrunch가 제기한 핵심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판단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Flock은 이 도구가 경찰의 기술 남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TechCrunch는 실제 탐지 방식과 정확성, 오류 가능성, 외부 기관의 독립적인 검증 여부 등 중요한 내용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경찰을 감시하기 위한 도구가 만들어졌는데, 그 감시 도구 자체는 얼마나 투명하게 검증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Flock은 어떤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인가?
Flock은 경찰과 지방정부 등이 사용하는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하는 감시 기술 기업입니다. TechCrunch 기사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에 자사 시스템의 오남용을 줄이고 법집행기관 고객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과 도구를 발표했습니다.
자동 번호판 인식 시스템은 카메라가 차량의 번호판 정보를 포착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해 특정 차량을 찾거나 조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강력한 검색 기능이 정당한 수사 목적이 아니라 개인적인 이유로 사용될 경우입니다.
TechCrunch는 Flock의 기술이 과거에도 고객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오용됐다는 보도가 이어져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lock이 내세운 핵심 기능이 Audit Assistance입니다.
데이터 보관 기간, 30일에서 7일로 줄인다
Flock이 발표한 변화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데이터 보관 기간입니다.
회사는 경찰기관에 자동 번호판 인식 시스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존의 30일이 아니라 7일 동안 보관하도록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데이터가 오래 남아 있을수록 과거 이동 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관 기간을 줄이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건에서 7일만 보관하는 것은 아닙니다.
Flock은 장기간 데이터 보관이 필요한 예외적인 사건을 위해 ‘Evidence Mode’라는 기능도 도입했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고객이 데이터를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지만, 특정 사건 번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즉 원칙적으로 보관 기간을 줄이되, 특정 사건과 연결된 경우에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추가한 것입니다.
다른 경찰기관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도 제한
Flock은 고객들이 다른 고객과 데이터를 공유할 때도 새로운 제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TechCrunch에 따르면 고객은 앞으로 조사 중인 범죄 유형에 따라 다른 고객에게 공유되는 데이터에 제한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Flock의 시스템이 개별 경찰기관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 사이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하는 환경을 고려하면 중요한 변화입니다.
결국 회사는 이번 정책을 통해 데이터 보관 기간과 공유 범위를 줄이면서 내부 검색 기록까지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 Audit Assistance가 있습니다.
Audit Assistance란 무엇인가?
Audit Assistance는 Flock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찰이나 다른 고객들의 검색 기록에서 비정상적인 활동을 찾아내기 위한 도구입니다.
Flock은 이 기능이 일반적이지 않은 활동을 탐지한 뒤 관리자 검토 대상으로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더 나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사용자는 관리자가 직접 확인할 때까지 자동으로 시스템 접근이 차단될 수도 있습니다.
Flock은 이미 이 도구가 실제 고객 환경에서 오남용을 발견하고 중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udit Assistance는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기능은 아닙니다.
Flock은 2026년 4월 이 도구를 출시했으며, 이후 회사에 따르면 고객 중 3분의 1 이상이 기능을 활성화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회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2026년 말까지 모든 고객이 이 기능을 활성화하도록 요구할 계획입니다.
선택 기능이 사실상 의무 기능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어떤 행동을 ‘이상하다’고 보는가?
Flock 관계자들의 설명을 보면 Audit Assistance가 어떤 행동을 탐지하려는지 몇 가지 예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Flock의 신뢰 및 컴플라이언스 책임자인 Ashley Haber는 특정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경우 이를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lock 공동창업자인 Paige Todd가 제시한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30일 이상 동일한 차량 번호판을 반복적으로 검색하는 패턴이 나타날 경우 Audit Assistance가 이를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예도 있습니다.
Flock이 TechCrunch에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하나의 차량 번호판을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사건 코드와 함께 검색할 경우 시스템이 이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런 패턴은 시스템 오남용 가능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Flock은 경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실제 오남용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고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즉 Audit Assistance는 일종의 자동 경보 장치에 가깝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AI인가?” Flock의 대답은 아니다
최근에는 비정상 패턴을 찾는 시스템이라고 하면 AI나 머신러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TechCrunch 역시 Flock에 Audit Assistance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는지 등을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Flock은 Audit Assistance가 머신러닝이나 AI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도구는 비정상적인 검색 패턴을 표시해 추가 검토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이터 도구입니다.
이 설명으로 AI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TechCrunch가 지적한 더 중요한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
Flock은 Audit Assistance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정 번호판에 대한 반복적인 검색이나 사건 코드 사용 방식 등 이상한 패턴을 발견해 관리자에게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TechCrunch는 이 기능이 실제로 어떤 알고리즘과 기준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구분하는지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TechCrunch가 제기한 질문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됩니다.
어떤 종류의 패턴을 탐지하도록 설계됐는지, 정확히 어떤 행동이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분류되는지, 그리고 실제 시스템의 효과를 보여주는 통계가 있는지 등의 문제입니다.
또한 중요한 기술적 지표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행동을 잘못 문제 행동이라고 표시하는 false positive, 즉 오탐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실제 오남용을 시스템이 놓치는 false negative, 즉 미탐률이 어느 정도인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독립적인 제3자로부터 감사를 받았는지 여부도 TechCrunch가 제기한 미답변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편향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이라고 설명
Flock 고객인 조지아주 Dunwoody 경찰서의 Patrick Krieg 소령은 이 기능을 편향 가능성 등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으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시스템의 구체적인 작동 원리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어떤 행위를 편향으로 보는지, 어떤 반복 검색을 정당한 수사로 판단하고 어떤 검색을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판단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Flock은 Audit Assistance가 일반적이지 않은 활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문서화된 절차를 통해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TechCrunch의 보도 기준으로는 이러한 판단 로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충분히 공개된 상태는 아닙니다.
ACLU “실제로 얼마나 잡아내는지 알 수 없다”
프라이버시 관련 단체들은 Flock의 발표에 상당히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ACLU의 수석 정책 고문 Chad Marlow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Audit Assistance가 오남용을 일관되게 막는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그가 제기한 핵심 논리는 통계의 부재입니다.
Flock 시스템을 오용하는 경찰관 전체 숫자를 알 수 없다면 감사 도구가 실제 오남용자 대부분을 잡아내고 있는지, 극히 일부만 발견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ACLU 측은 이 시스템의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려면 독립된 기관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탐지 도구가 존재하는 것과 그 도구가 높은 정확도로 실제 오남용을 찾아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FF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보안 연구자 Cooper Quintin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습니다.
TechCrunch에 따르면 그는 Audit Assistance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보다도 오남용을 저지른 사람이 실제로 적발되고 책임을 지는 구조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스템이 문제 행동을 관리자에게 알려주더라도 그 관리 주체가 동일한 경찰기관이라면 실제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는 기술 사용에 대한 법적 제한과 영장 요건 같은 제도적 장치가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즉 기술적 경보 시스템 하나만으로 경찰의 감시 기술 오남용 문제 전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Brennan Center “좋은 방향이지만 감사가 필요하다”
Brennan Center의 Liberty and National Security Program 책임자인 Rachel Levinson-Waldman은 조금 다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녀는 Flock이 Audit Assistance를 모든 고객에게 의무화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조치이며 이론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실제 환경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Audit Assistance 자체가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비판적인 시민단체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검증’입니다.
기능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찰의 사적 사용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가상의 우려만을 바탕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TechCrunch 기사에 따르면 Flock 고객의 기술 오남용 사례는 과거 여러 차례 보도됐습니다.
특히 기사 발표가 나온 같은 주에는 조지아주의 전직 보안관실 부관 3명이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Flock 카메라를 이용해 당시 개인적인 관계가 있던 사람들을 추적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Bibb County Sheriff David Davis는 Flock의 Audit Assistance 기능이 해당 오남용을 발견하는 데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Flock 입장에서는 Audit Assistance가 실제 문제를 적발한 사례로 제시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이 제기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한두 건의 적발 사례만으로 시스템 전체의 탐지율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전체 오남용 사례가 몇 건인지 알 수 없다면 적발된 사례의 비율 역시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는 세 가지 중요한 변화
이번 Flock의 발표를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첫째는 데이터 보관 기간 축소입니다.
Flock은 경찰 고객들에게 기존 30일 대신 7일 보관을 권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는 장기 보관에 대한 추가 절차입니다.
예외적으로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경우 Evidence Mode를 사용하고 특정 사건 번호를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셋째는 Audit Assistance 의무화입니다.
현재 고객의 3분의 1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 기능을 2026년 말까지 모든 고객이 활성화하도록 요구할 예정입니다.
즉 Flock이 단순히 새로운 제품 기능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보관, 공유, 내부 검색 감사를 모두 포함해 자사 플랫폼의 통제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감시 기술의 책임성’
Flock의 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은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문제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책임성과 투명성의 문제입니다.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기술은 정당한 수사에서 필요한 차량을 찾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특정 차량을 계속 검색한다면 매우 다른 문제가 됩니다.
Flock의 Audit Assistance는 바로 이런 비정상적인 검색 행동을 찾아내겠다는 도구입니다.
문제는 이를 신뢰하려면 최소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위험 신호로 판단하는지, 얼마나 많은 오남용을 실제로 발견하는지, 정상적인 행동을 잘못 경고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실제 오남용을 놓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독립기관의 검증을 받았는지 등이 그것입니다.
TechCrunch 보도 기준으로는 이러한 핵심 질문의 상당 부분이 아직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결론: 좋은 기능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Flock의 이번 변화는 경찰기관의 자동 번호판 인식 시스템 사용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보관 기간을 30일에서 7일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예외적인 장기 보관에는 특정 사건 번호를 요구하며, 비정상적인 검색 패턴을 감시하는 Audit Assistance까지 모든 고객에게 의무화하려는 것은 이전보다 강화된 통제 구조입니다.
실제로 조지아주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Flock 시스템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은 사건에서 Audit Assistance가 오남용을 발견하는 데 활용됐다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시스템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TechCrunch 기사에서 제기된 핵심 문제입니다.
얼마나 정확하게 탐지하는가.
얼마나 많은 오남용을 놓치는가.
정상적인 검색을 얼마나 자주 잘못 의심하는가.
그리고 독립적인 기관이 실제 작동 방식을 검증했는가.
이 질문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Audit Assistance는 경찰의 감시 기술을 감시하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될 가능성과 동시에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내부 통제 장치라는 두 가지 평가를 함께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번 Flock 논란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분명합니다.
강력한 감시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면, 그 시스템 자체는 과연 누가 감시하고 검증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