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2조 원 인수: 마누스 AI는 어떤 회사인가
마누스는 2025년 봄, 싱가포르 기반 AI 스타트업으로 등장해 단숨에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첫 데모 영상에서 이 회사는 하나의 AI 에이전트가 다음과 같은 일을 해내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 채용 후보자 서류를 자동으로 검토·스크리닝
- 사용자의 선호를 반영한 여행 계획·일정 짜기
- 주어진 조건에 맞는 주식 포트폴리오 분석
마누스는 이 에이전트가 OpenAI의 Deep Research보다 뛰어난 성능을 낸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차세대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서비스 출시 몇 주 만에 Benchmark가 리드한 7,500만 달러 투자(포스트머니 5억 달러)를 유치했고, 그 전에 이미 텐센트, ZhenFund, HSG(前 세쿼이아 차이나) 등 중국계 대형 투자자들이 초기 라운드에 참여한 상태였습니다. 불과 8개월 뒤,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차기 라운드에서 기대하던 것과 동일한 20억 달러 가치로 인수를 제안하면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월 39·199달러 구독 논란에도…연 1억 달러 매출, ‘돈 버는 AI’ 증명
마누스의 수익 모델은 꽤 공격적이었습니다.
- 월 39달러 또는 199달러의 유료 구독료를 받으며,
- 여전히 “테스트 단계”인 서비스로 이런 가격을 책정한 데 대해 블룸버그 등 일부 매체는 “공격적(pricing seems somewhat aggressive)”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누스는:
- 수백만 명의 유저를 확보했고
- 연간 반복 매출(ARR) 기준 1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매출보다 GPU·인프라에 쓰는 돈이 더 많은 ‘적자 성장’ 모델인 상황에서, 마누스는 짧은 시간 안에 “실제로 돈을 버는 AI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빅테크 모두에게 전략적 가치가 컸습니다.
왜 메타가 마누스를 샀나: 600억 달러 인프라 지출 압박 속 ‘캐시카우’ 찾기
메타는 최근 몇 년간 메타 AI, 라마(Llama) 모델, 리얼티 랩스 인프라 등 AI·인프라에 600억 달러 규모를 쏟아붓고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언제 돈을 벌 거냐”는 압박을 받아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 이미 연 1억 달러 매출을 내고 있는 에이전트형 AI 서비스
- 사용자가 실제로 매달 돈을 내는 B2C 구독 모델
-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안에 자연스럽게 흡수 가능한 실제 제품
을 가진 마누스는, 메타 입장에서 “즉시 숫자로 증명되는 AI 자산”이었습니다. 메타는 인수 후에도 마누스를 일정 부분 독립적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그 에이전트 기능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에 내장된 Meta AI와 통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창업자·중국 자본 이력, 워싱턴의 새 타깃이 될까
이번 인수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한 가지 큰 변수가 있습니다. 마누스는:
- 중국 창업자들이 2022년 베이징에서 설립한 ‘Butterfly Effect’라는 모회사에서 출발했고,
- 2025년 중반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글로벌 서비스 브랜드 ‘Manus’로 재정비한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ZhenFund·HSG 등 중국계 빅 VC·빅테크 자본이 초기 투자자로 들어왔고, 이 부분은 이미 미국 정치권의 레이더에 포착된 상태였습니다.
- 미국 상원의원 존 코닌(공화당, 정보위원회 시니어 멤버)은 올해 5월 X(前 트위터)에서,
- 벤치마크의 마누스 투자에 대해 “누가 ‘미국 투자자가 우리의 가장 큰 AI 경쟁자인 중국을 보조해, 결국 그 기술이 경제·군사적으로 우리를 위협하게 만드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했나? 난 아니다.”라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 코닌은 오랫동안 중국·기술 경쟁에 강경한 매파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에 기술 우위를 내주지 말자”는 기조가 워싱턴의 드문 초당적 합의 사안이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계 자본이 들어간 AI 스타트업을 미국 빅테크가 20억 달러에 인수하는 거래는, 규제·안보·CFIUS(대외투자심의) 차원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메타의 대응: “중국 자본 정리, 중국 사업 접겠다”
메타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니케이 아시아 등과의 인터뷰에서 두 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 인수 후 마누스에는 중국 투자자의 지분이 남지 않도록 구조를 정리하겠다.
- “이번 거래 이후, Manus AI에는 어떠한 중국 소유권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메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 마누스의 중국 내 서비스·운영을 전면 중단하겠다.
- “Manus AI는 중국 내 서비스와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고 명시해, 중국과의 직접적인 사업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는 워싱턴의 대중(對中) 기술 견제 분위기를 고려한 ‘선제 방어’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FIUS 심사나 추가 정치적 논쟁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며, 향후 “중국계 창업·자본을 거친 AI 기술의 미국 내 흡수”에 대한 선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마누스 인수, AI 시장·크리에이터에게 주는 시그널
이 인수 건은 몇 가지 중요한 신호를 줍니다.
- “에이전트형 AI”가 진짜 돈을 벌 수 있다는 증거
- 단순 챗봇이 아니라, “채용·여행·투자” 등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에 사용자는 월 39~199달러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 “매출 있는 AI 스타트업”의 프리미엄
- 8개월 만에 연 1억 달러 ARR → 20억 달러 인수는, 매출 대비 약 20배 수준 멀티플로, 여전히 AI 성장성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 중국 출신 창업자의 탈중국·글로벌 행보 패턴
- 중국에서 시작해 규제·지정학 리스크를 피해 싱가포르 등지로 본사를 옮긴 뒤, 미국 빅테크에 피인수되는 패턴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1인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다목적 AI 에이전트형 서비스가 메타 생태계(인스타·페북·왓츠앱)에 직접 통합되면:
- DM·댓글 응대,
- 간단한 채용·콜라보 제안 필터링,
- 스폰서·광고 제안 초안 검토,
- 여행·콘텐츠 기획 보조
같은 작업이 플랫폼 안에서 AI 에이전트에 의해 상당 부분 자동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