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음성 두뇌 칩으로 루게릭 환자 목소리 회복

뇌의 활동을 텍스트로 변환해 음성으로 읽어주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발표됐다. 이를 통해 전신 근육 쇠약으로 인해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환자들이 의사소통 능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BCI 스타트업 블랙록 뉴로테크가 개발한 BCI 칩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ALS 환자의 뇌에 이식해 의사소통 능력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루게릭병으로도 알려진 ALS는 운동신경세포의 손실로 인해 환자가 점차적으로 동작을 수행하는 능력을 잃게 되며, 말을 할 때 사용하는 근육도 영향을 받아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ALS 환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가 이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뇌 신호를 해석하는 기계학습 프로그램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데다 데이터 처리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것이 원인이다.

이번 기술은 사용자가 근육을 움직여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을 감지해, 근육에 명령을 보내고 있는 뇌의 부분을 기록하고, 그것을 뇌 활동의 패턴이나 소리의 구성 요소로 변환해 사용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를 해석한다. 

UC 데이비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라운대 의대, 블랙록 뉴로테크 연구진은 ALS 환자인 45세 남성 환자 케이시 하렐을 대상으로 BCI 임상시험을 했다. 이 환자는 사지 마비와 함께 심각한 언어 장애까지 겪고 있었는데, 수술 후 간병인과 평균적으로 분당 약 7단어로 대화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대화 속도는 분당 약 160단어이다.

연구진은  256개의 피질 전극을 통해 뇌의 활동을 기록하도록 설계된 4개의 미세전극 어레이를 발화를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총 16시간 사용 후 BCI 칩은 분당 32단어의 발화 속도를 가능하게 했으며, 둘째날에는 어휘가 12만5000개로 증가하며 90.2%의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데이터가 축적되며 시도된 단어 중 2.5%만 잘못 식별했을 뿐 최종적인 정확도는 97.5%로 높아졌다. 이러한 유형의 BCI에서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BCI에서 환자가 말을 하면 시스템이 해독한 단어가 화면에 표시되고 그것이 음성으로 읽힌다. 음성으로는 환자의 ALS 발병 전 목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BCI를 사용한 환자는 이전처럼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하렐이 다시 말하게 됐을 때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가 다시 찾은 목소리로 한 첫 마디는 결혼 서약을 되풀이한 것이다.

하렐 역시 “이것이 나에게는 진짜 삶”이라며 울먹였다.

출처 : AI타임스(https://www.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