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타나 로페즈(Aitana Lopez)는 25세의 활기 넘치는 스페인 모델로 한달에 1만1000달러 가량을 번다. 핑크빛 머리색의 그녀는 놀라운 외모 덕분에 13만명이 넘는 엄청난 팔로워를 얻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짜 인간이 아니다. 스페인의 디자이너 루벤 크루즈가 인공 지능을 사용해 최대한 실물처럼 보이도록 탄생한 애니메이션 모델, 즉 ‘가상 인간’이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열성적인 온라인 팬들 덕분에 이제 한달에 15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리는 AI 인플루언서 아이타나 로페즈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가상 인간 아이타나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루벤 크루즈는 AI 모델 에이전시 ‘더 클루리스’의 창립자이다. 그가 가상 인간을 디자인하겠다고 마음 먹게 된 계기는 지난 여름에 여러 영향력 있는 모델들과 작업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난 후의 일이다. 그는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존심이 센 데다, 포즈를 취해 더 많은 돈을 받으려고 하는 다른 모델들에게 의존하지 않기 위해 그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AI 에이전시 팀이 포토샵의 도움을 받아, 아이타나의 삶을 섬세하게 관리한다. 아이타나가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어떤 콘텐츠를 게시할지를 결정한다. 외모와 성격, 인생 전체를 관리한다. 덕분에 실제 ‘살아 있는’ 인간 제작자들과 함께 작업할 때 느껴야 했던 번거로움과 불편이 사라졌다.
아이타나의 구독 사이트인 ‘판뷰(Fanvue)’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어와 이미지 게시물이 축적돼 있다. 에이전시 팀이 최근 몇 년간 트렌드가 되고 있는 취향과 취미 등을 엮어 아이타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아이타나의 정체성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근거를 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로서, 게이머로도 활동한다. 13만2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달에 최대 1만900달러의 돈을 벌고 있다.
크루즈는 이제 아이타나의 이미지가 포함된 광고로, 한 건 당 최대 150만원 가량을 받는다.
실제 인간처럼 보이는 아이타나의 이미지에 매료된 유명 인사들이 그녀의 DM에 슬쩍 들어가는 일도 생겼다. 크루즈는 “언젠가는 라틴 아메리카의 유명 배우가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면서 “그는 아이타나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아이타나가 큰 인기를 끌자, 자체 AI 회사 모델을 원하는 중소업체들로부터 브랜드 제작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킴 카다시안 같은 거물 모델에게 광고료를 지불할 여력이 안되는 중소기업들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더 클루리스는 새로운 디지털 사업전략을 모색 중이다.
크루즈는 “중소 업체들도 자사 홍보를 위해 인간 모델 대신 가상 인간을 선호한다”면서 “누군가를 해고해야 하거나, 복잡한 문제에 얽히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클루리스는 이러한 중소 기업의 수요에 맞춰, AI 모델을 이용한 저비용 광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출처: https://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3112602109919002007